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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룡의 알을 누가 옯겼을까
작성자 공병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13 2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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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74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기온에 어느새 앞산의 단풍도 곱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계절은 어김없이 짙어진 늦가을로 접어들었고, 그 넓은 들녘의 황금물결이 자고새면 자취를 감출 무렵이었다. 초라해진 논 바닥위에 생을 다한 누런 볏짚 햇살에 몸을 맡기더니 어느 날 부터인가 공룡의 알로 부화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가을 나들이 길에 운곡사시는 연 여사님 말씀이 귀에 쏙 박혔다.
“나는 첨에 비향기가 논배미에 저 요상한 것을 내려놓은 줄 알았어.” “ 저것이 얼매나 크남. 감히 사람의 힘으로 들진 못하잖여”
정말 그랬다. 감히 사람이 들지 도 못할 저 거대한 덩어리들이 공룡 알처럼 논바닥 여기저기서 뒹굴고 있었다.
차장으로 지나는 넓은 미호천 뜰에 정물처럼 자리한 저 반짝이는 공룡알 들이 20여 년 전에만 있었어도 나는 지금처럼 장을 담지 않아도 될 터였다.
산골 목장에 시집온 후로 제일 바쁜 시기는 가을걷이 끝낸 그때 였을 게다. 남들이 갈무리 다한 논 자락에 앉아 기나긴 겨울 먹이용 조사료를 모아 들이는 일이 얼마나 힘에 겹던지.
순전히 사람의 손으로 볏짚을 묶어서 경운기에 실어 들여야 했다. 나락을 내어준 푸시시한 볏짚을 묶어내면 고운 손이 까칠해 질 때로 변해 버렸고, 온 몸은 부서진 볏단이 파고들었다. 모든 일에 야무지지 못한 내가 묶어세운 볏단은 힘없이 풀어지거나 주저앉으니 야속하기만 했다.
쉬운 일은 없었다. 지금처럼 기계가 순식간에 논바닥의 볏짚을 묶어 내었으면 훨씬 힘겨운 노동에서 수월했을 거란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초지가 보이거나 ,우유팩 하나 손 에 들고는 풋내기 시절 목장새댁으로 불리던 때를 그려 보곤 한다.
누가 공룡의 알들을 옮겨다 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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