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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에그머니
작성자 공병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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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5-03-05 17: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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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17

농협 직거래 장이 서는 금요일이면 언제나 내 자리 옆에 계란 아주머니가 자리를 하셨다.

이른 아침부터 한차례 손님이 밀물처럼 왔다가 가고나면

저 만큼서 꽃을 팔던 총무가 슬그머니 계란 집사님 뒤에 와서  특유의 저음으로 “에그머니‘ 라고 놀림을 주고는 화장실로 달아난다.

곁에 섰던 우리도 매번 들을 때 마다 키들키들 웃으며 그 말에 피로를 풀곤 했었다.

 장이 파하고 집으로 갈 때 면 내가 그분 댁에 들러 짐을 실어다 주곤 했었다. 일주일 마다 만나서 8년을 함께 하면서 사는 이야기도 하고, 신랑 흉도 보고 그렇게 해가 갈수록 친정엄마처럼, 때론 큰 언니 처럼  정이 쌓여갔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내게 여름날엔 힘내야 한다고 염소 탕을 자주 사 주셨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청주공항 근처를 지나는데 염소탕집이 새로 개업을 했다며 먹으러 가자고 몇 번이나 약속을 잡고도 가지 못하고 가을을 맞았다.

농산물을 팔아주기 위한 장이므로 김장시장을 끝으로 11월에 장이 마감된다. 그러면 이름해 봄이 되기까지 볼 수 없으므로 우린 찜질방이나 초정목욕탕에서 만나  해가 기울도록 있다가 맛난저녁을 먹으며 헤어지곤 했다.

옛날 어려웠던 시절의 고생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행복하냐 시며  늘 그렇게 해맑게 웃으셨다. 미국에 있는 둘째 아들에게 가기위해 계란을 팔아 저축을 하며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아직 직거래 장이 시작되지않은 이른봄

평소에 전화가 없던 계란 아저씨한테 전화가 왔다.

“된장집이죠? 별일 없이 잘 지내시지?”

오늘이 우리 식구 삼우제 날인데 알려줘야 할 거 같아서 전화 한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가 전화를 타고 들린다.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일주일도 안 되 죽을 줄 몰랐다며

 지난 겨울,된장 집에 놀러 가고 싶다고 했는데 차가 없어 못 데려간 것이 걸린단다.

세상에 ~

미리 전화를 하시지. 오라면 내가 갈 것을 . 어떻게 그리 모지시냐고 울며불며 원망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내 곁에서 예고도 없이 멀어지는 것이 너무나 서글펐다. 그분이 불쌍해서가 아니고 남은 내가 너무나 외롭다고 그렇게 영정사진 앞에서 어린양을 해본다.

 오늘도 청주공항을 지나며, 함께 가자던 염소탕집 앞을 지나노라니

문득 눈시울 적시게 보고픈 분이 있다.

 에그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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