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수필뜨락

수필뜨락

수필뜨락 입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숲속의 손님
작성자 공병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13 22:29:13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12
 

어머머~~~~~~~~
아침에 마당에 나선 나는 우리 집 쥐꼬리만한 잔디밭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저걸 잔디라고 깎다니 .지난번에도 엉터리로 잔디를 깎아서 겨우 참았는데 오늘은 좀 심한 것 같았다. 들쭉날쭉 기계를 처음 다루는 솜씨 였다. 이걸 어째. 내가 그래도 아침마다 풀 뽑고 바라보면서 애지중지 하는 데 .
엊그제 경주 오능에 잘 손질된 잔디를 보고 온 터라 영 맘에 들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가 가위를 가지고 나와서 키가 맞지 않는 풀들을 자르고 있으려니 남편은 자기가 한 것이 아니라 앞집 총각이 벌초하고 내려가다가 도와 준거란다. 그래도 꽁시렁 거리며 가위질을 하고 있으니 까 한 삼일 지나면 괜찮다는 거였다.

손바닥만한 것도 풀밭이라고 거기엔 방아깨비며 없는 곤충이 없다. 그리고 날마다 우리 집에 사는 도둑고양이가 밤사이 실례하기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아침이면 도망도 안가고 슬슬 내 곁을 맴도는 고양이를 야단을 치며 배설물을 치우는 게 일과의 시작이다.
그것 은 산골에 사는 동물 가족의 일부이고 우리 주방 렌지 연통엔 이름도 모르는 새가 둥지를 틀었었다. 급기야 그곳에서 새끼까지 치기 시작해서 난 여름 내내 환풍기를 돌리지도 못하고 새끼새가 놀랄까봐 조심조심 요리를 해야 했다, 새들이 부지런 한 거는 알지만 어찌나 어미 새를 반기는지 그 소리가 예뻐서 모두들 까치발로 거실을 들락 그렸다.

한동안 새 소리가 멈춘걸 확인하고 엊그제 엔지랑 연통까지 교체작업을 했다, 산 속에 아님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위험한 연통에서 알을 부화시키다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도 안심하고 새끼를 키워준 것이 고마워서 우린 내내 그 새를 궁금해 했는데 인사도 없이 가버리니 한편으론 서운한 맘이 들었다.
새뿐 아니다
세탁기가 놓인 뒤뜰엔 어마 어마한 벌집이 있는 것도 모르고 날마다 빨래를 하며 살았는데 그 벌집을 보는 순간 숨이 멈출 만큼 놀라웠다. 벌집은 수박통 만했고 그 주위엔 애기 손가락 반한 큰 벌들이 수 없이 진을 치고 있었다. 벌집 모양도 신기하게 나뭇가지 색을 띠고 있었다, 갑자기 소름이 끼치며 기운이 쫙 빠지는 듯 했다. 내 호들갑에 남편이 모기약 하나면 해결되는 것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다. 정말 모기약 하나로 저걸 다 몰살 시켜야 하는지 그냥 저절로 이사가길 바래야 하는지.....

벌뿐이면 그래도 봐줄 만 한데 언젠가 뱀한마리가 뜰로 기어 와서 난 맨발로 줄 행낭을 쳤고 ,마침 비학골에서 오던 지갑이 형님이 내 몰골을 보고는 쫓아왔다. 그놈이 어디로 도망도 안가로 그 자리에 맴돌아서 난 마당에서 사색이 되어 펄펄 뛰고 지갑이 형님은 조용히좀 하라고 느긋하고.... 기절할 만큼 담력이 약한 게 문제였다. 우리가 좋다고 스스로 찾아오는 자연의 식구들을 어쩌란 말인가. 암벽을 기어오르는 사마귀도 무서운데 뱀이 나타났으니 난 두고두고 뜰에 나설 때마다 제풀에 놀라 기절할 판 이였다.

올 여름을 간이 콜일 만하게 잘 지냈는가 했더니 아직 도 끝나지 않은 숲속의 손님들 방문을 반겨야 할까 쫓아야 할까 그것이 화두로 떠오르는 9월의 아침이다.
(2002.9)


산 : 역시 시골에 사는 풍경이군요. 새도 알을 까고, 벌도 키우고, 거기에다 뱀까지 사육하는 그런 풍경이 그런 곳이 아니면 어디서 볼수 있을까? (09/12 14:59)
소윤 : ㅋㅋ 말은 동물원이라 좋은데 난 내명을 다 살지 못할것 같군요. 간이 자꾸 작아지는 데...잉~~^^* (09/13 08:25)
나리바다 : 그래도 자연속에서 자연과 함께 사시며 체험하는 소윤님이 너무 행복하신겁니다.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네요 (09/17 20:09)
소윤 : 맘만 먹으면 누구나 자연인이 되죠. 환경적인 축복을 조금 더 누릴뿐.....^^* (09/18 09:11)
호산 : 소윤님
더도 말고 덜도 한가위처럼..........
추석 잘 보내시고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02.9.19. 호산 (09/19 08:43)
소윤 : 네 한가위 행복하시길.... (09/21 08:54)


프린트하기

하얀세상 2005.09.11-20:55 | 수정 | 삭제
사람이 좋아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이 봤는데 사람이 좋아 동물이 찾아온다는 것은 처음 들어 보네요.
얼마나 사람이 좋았으면 동물도 감탄 했을까. 너무 좋아도 탈이라니까...
그렇게 싫다는 뱀까지도 함께 했다니 정말 기절했겠네요
안봐도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내가 해 봐서 알아요
시골에 살때 종종 초가집 처마밑 돌담에 엄청나게 큰 뱀이 보이곤 했는데
그때마다 기절초풍했지요. 집을 지키는 동물이라 해치지는 않았는데
볼때마다 무서운 것이 뱀인것 같아요.
산촌댁이 마음에 들어 찾아오기도 했지만 너무도 깨끗한 환경이 마음에 들어 찾아오지 않았을까요
동물들이 찾아 올만큼의 자연 환경이면 얼마후면 호랑이 사자도 오지 않을까요
그때 산촌댁의 줄행랑 모습이 기대됩니다.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 상품검색

    상품검색
  • 장바구니

    장바구니
  • 주문조회

    주문조회
  • 인스타

    인스타그램
  • 블로그

    블로그

BANK INFO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핀터레스트
  •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