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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일 (2)
작성자 공병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13 22: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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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26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포근하더니 비학골 진달래가 오늘은 그만 제멋에 겨워 배시시 웃고 있었다.
찔래순 돋는 소리나 발치에 쑥 잎 내미는 것까지 이봄은 소리 없이 잔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엔 감자 넣은 미역국을 끓였다.

예전처럼 달력에 별표를 하는 것도 요즘 들어 시들해 버려 그냥 아침상에 미역국을 올린 것인데, 미역국을 보고 남편이 "당신 생일 이 내일이지?'' 한다.
내일쯤일거라고 날짜를 계산한 남편의 마음을 알았으니 됐다.

오늘처럼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기까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남달리 정이 많아 모든 걸 표현하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남편은 참 무덤덤한 스타일이다.
마음은 따뜻한데 좀처럼 아기자기한 말을 할 줄 모른다.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을 한번도 들어본 기억이 없는걸 보면 전형적인 유교식 가풍이다.

오늘이 라고 싱겁게 말하니까 좀 미안했던지 저녁을 사준다는 거였다.
산골에 사는 우리에게 꿈에 떡본 듯이 하는 외식이 오늘이라니 일찌감치 아이들 앞세워 약속 장소로 나갔다. 어머님은 매 식을 절대 못하시는 분이라 집에 계시고 우리만 나가는 게 죄송했는데 얼마를 기다려도 남편이 오질 않았다. 좀처럼 약속을 어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걱정을 하며 기다리는데 30분 여분이나 늦은 시간에 남편이 왔다.

"늦었지" 라며 들어서는 남편이 예쁘게 포장된 장미꽃을 내밀며 생일 축하 한단다.
생전처음 받아보는 남편의 꽃 선물에 그만 넋이 나간 나는 팔짝뛰어 남편 품에 안겼는데 하필이면 우리 방에 다른 팀이 미리 식사를 하는 중이 어서 얼마나 거북하던지 우리만 있다면 볼에다 몇 번의 입맞춤을 할 태세였다.

어쩐 일일까? 이렇게 감동적인 꽃다발을 받기는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그 날 나는 밥을 먹었는지 말었는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처음 받은 꽃다발에 취해 호들갑만 떨다 온 것 같다.
가끔씩 내가 꽃선물 받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투덜대면 멋없는 남편이 "뒷동산의 꽃 다 당신 가져" 라고 말했는데 아마도 내 투정이 약효를 발효 한 것 같아 집에 와서도 한동안 꽃다발을 가슴에 앉고 있었다.

" 다음생일에도 이렇게 예쁜 장미를 사다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편이 말했다. "뒷동산에 핀 꽃 다 당신 가져라"
19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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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23-18:24 | 수정 | 삭제
백로 2005.02.23-12:28 | 수정 | 삭제
진실 진실 진짜 진짜 하는이 진실 진짜 별로고
사랑 사랑 흐피 드놓는이도 사랑 별로여
"뒷동산에 핀 꽃 다 당신 가져라" 흐피 말하지 않아도
한없이 안겨 주고 싶은 내 사랑 당신이란 말
진정한 내 남자 알아유




2005.04.05-07:57 | 수정 | 삭제
잉~~~~~
그런말 누구나 할줄 아는 말아닌가요?백로 선생님도 사모님께 그렇게 말하는것 보다 장미 한송이를 더 반가워 할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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