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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진도의 봄
작성자 공병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13 22: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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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4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코질질이 였던 상열 이가 말했다. 난 음악이 나오면 몸에 신기가
있는데....
한바탕 웃고 말았지만 그녀의 신기를 유감 없이 발휘한 것은 신진도 유람선 안에서 이었다.

초봄의 쌀쌀한 기온이 코끝을 발갛게 해주는 삼월의 첫날에 우린 아주 뜻있는 모임을 가졌었다.
이천의 단월초등학교 19회 동창모임.
얼마만의 모임인지 햇수를 헤아려야 할 시점에서 모험처럼 여행을 계획했다. 기획에서 준비까지 모두는 고향을 지키는 지킴 이의 몫이고 우린 달랑 버스에 오르면 되는 터 였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모처럼 맞은 공휴일이고 시댁이나 남편에 매여 사는 여자가 자유롭게 동창끼리의 여행을 말하기 어려웠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하지만 정작 출발지에 와본 나의 예상은 기우에 불과 했다.
얼마나 자유로운지 다들 홀가분하게 여행에 참가해 주어서 간신히 온 나로서는 격세지감이 들었을 정도였다. 초등학교 졸업후 첨 보는 얼굴들이 낮설어 아주 이름까지 기억안나는 친구도 있었다.
무심한 게 시간이 었나 보다.
얼굴에 하나 둘 잔주름 늘어가는 40대의 아줌마 아저씨가 그냥 호칭도 없이' 지지배'로 ' 재'로 그렇게 신명나게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동안 아이 키우랴 살림하랴 도무지 나 자신을 위한 시간도 없었는데 느닷없이 초등학교 동창이란 말이 그렇게 신선하게 오감을 자극한 거였다. 우리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한 얼굴들이 차안으로 들어서며 환호성과 반가움에 30년 세월을 훌쩍 뛰어 넘고 있었다.
사회적 잣대로 보는 출세가 없으면 어떻고 , 산골에서 장을 담으며 살면 어떠리. 이렇게 건강하고 이렇게 순진한 모습을 간직하고 살고 있다는 것에서 그저 고맙게 생각되었다.
목적지가 서해안 이라고만 했지 자세한 일정도 모르고 오른 여행길이 오후 세시가 되어서야 태안의 신진도 라는 항구에 우릴 내려놓는다.
유람선에 올라 물살을 헤치며 바닷길을 가는 동안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천혜의 자원이 풍부한 축복 받은 땅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태어난 곳이 사막이 아닌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매양 드넓은 바다를 볼 때마다 사막의 모래 언덕이 검푸른 바다에 젖어 들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 수려한 바다의 한점 섬 같은 바위들은 수없는 말을 하다가 잠시 쉬어 말하는 쉼표 같은 느낌이 들고 ,한산한 진진도 항은 진작 부터 봄을 맞고 있는 듯 했다. 옷속으로 파고드는 초봄의 쌀쌀한 기운 속에도 동백꽃스쳐 지나온 향기가 느 껴진다

한해에 태어나 한 고향에서 자란 벌거숭이 동창들이어서 일까 허물이 없이 편하다. 수많은 시련과 인고의 시간들이 나름대로 있었겠지만 이렇게 반가이 친구를 보러 와준 열정이 더없이 순수했다.
유람선에서의 한시간 반동안 러시아 무희 같은 상열 이의 춤과, 신명이 나면 허리띠를 풀러 뱀춤을 선보인 희일이의 익살스런 몸짓으로 우린 배 안에서 자지러 져야 했다. 대학생 아이를 둔 주부 같잖은 몸매와 치렁거리는 생머리에 노란 염색을 한 상열 이는 단연 돋보인 는 그 날의 마스코트 였다. 그 애가 어린 시절 겪었던 어려움과 좌절의 시간들을 이렇게 극복하고 수심하나 없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해 보인던지 ,그래 그렇게 열심히 살아라 라고 속으로만 응원을 했다.

함께 세상을 헤치며 가야하는 나의 멋진 동창들에게 창조적인 날계란 이야길 들려주고 싶다.

'눈멀고 귀먹어 민 둥하니 낮바닥 봉창이 된 달걀 껍데기 한겹. 그까짓껏 어느 귀퉁이 모서리에 톡 때리면 그만 죄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일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셔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삶은 계란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을 익혀버리려는 뜨거운 물들과 끊임없이 싸워 나가야 한다.
'현재의 자리에 오래 버티기' '자기 계발 게을리 하기' 새로운 변화 피해가기' 가 날계란을 익혀주는 뜨거운 물이다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주위의 눈치를 보지말고 평지풍파를 일으킬 줄 도 알아야 한다.
'절대로' 반드시' 꼭' 기필코' 라는 말과 거리를 둬야한다,
그래야 창조적인 날계란이 된다.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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