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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병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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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0-01-13 22: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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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9
 희망을 놓아버린 오열 앞에 그들은 사랑의 경험이 차라리 누추함을 알게 됐다.

'부부의 정' 이란 말도 그 곁에 놓이자 그토록 허망할 수가 없었다. 금강산 상봉 장에서 52년 만에 남편 임한언(74) 씨를 만난 남쪽의 아내 정귀업(75) 씨는 하고픈 말을 참지 않았다.
남편 손을 잡고 "하늘과 땅을 합친 것만큼 좋다"고 했고,헤어질땐 "시계바늘이 한 점도 쉬어주질 않는다". 고 아타까워 했다.

고명하다는 어느 시인들 보다 그녀의 말은 빼어나면서도 범박했다. 그러나 가슴을 열어젖히니 반세기 동안 쥐어 짜인 심장에서 피가 뭉클 뭉클 솟는 듯 했다.

그녀는"꽃방석을 깔아줘도 마다했을 가시밭길을 "50년 넘게 혼자서 훠이 훠이 걸어왔어라우"
라고 말했다. "지금도 못 만났으면 넋새가 돼 울고 다닐 것"이라는 절규에 이산의 무참함은 더 이상 생생할 수 없었다.

이것은 금강산 상봉때 (2002.5.2) 신문에 난 어느 구절이다.

남편의 손을 놓기전 복받치는 통한을 쏟는 화면을 보며 모두들 가슴으로 울었던 날이다.
이별에 대해 더 무슨 아름다운 말이 있으랴 싶게 할머니의 말씀은 모두가 시처럼 들렸다.

그래도 정 할머니내외는 살아서 만났으니 얼마나 행복일까. 우리 친척 할머니는 피란 중에 집에 오시지 않은 남편을 한평생 기다리며 사시다 가셨다.
유복자로 태어난 그 고모가 벌써 50대가 되었으니 젊은 날 겪으신 아픔들로 인해 눈도 제대로 못 감으셨다. 그때까지 할아버지 제사도 모시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이념이나 체제로 인해 이렇게 가슴 사무치는 이별은 언제쯤이면 아름답게 매듭이 풀릴까

정할 머니는 인연을 가장 귀한 것으로 가슴속에 묻으며 사신 분이니
오늘을 사는 우리의 변질된 사랑 때문에 더욱 귀하게 만 보인다.
주례사 앞에 서 있는 예비부부에겐 사랑이란 말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중 어떤 부부에게 이별이 있을 것을 예감 할 수 있겠는가.
이별 앞엔 여러 가지 사연도 많다. 그러나 불가항력적인 것 외에 무엇으로도 이별을 정당화 시킬 순 없을 것 같다. 병들었을 때나 젊었을 때나 늘 함께 사랑한다고 많은 증인들 앞에서 선서했지 않은가.
살다보면 사랑의 빛깔도 흐려질 때가 있지만 , 때론 웅크리고 잠든 남편이 측은 할 때도 있던데,

가슴저린 이별의 사연들 앞에서 우리의 불평들이 사치처럼 만 느껴지는 하루였었다.

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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