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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병임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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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0-01-13 22: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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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15
 

어제 밤부터 한쪽 가슴이 욱신 욱신 아팠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앞에서서 옷을 걷으니 왼쪽 젖가슴에 여드름 보다 조금 큰 뽀로 지가 빨갛게 성이나 있다,

20여년 전인가 보다.
결혼하고 한 달도 안 돼 오늘같이 똑같은 위치에 조그만 종기가 났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아 그냥 넘겼는데 며칠이 지난밤에는 잠이 오지 않을 만큼 통증에 시달려야 했었다. 혹시 유방암이 아니가 해서 얼른 병원에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너무나 젊었다.
가슴이 아파서 왔다고 했더니 옷을 올려보란다.
머뭇거리는 나를 쳐다보고는 간호사가 옷을 걷으려 하찮은가 . 그때나 지금이나 부끄럼이 많은 나는 옷을 잔뜩 움켜쥔 채 단추 두 개만 풀고 진찰하시면 안되냐고 물었다. 젊은 의사선생님은 다행히 그렇게 하라고 했다.
진찰후 그렇게 속으로 곪도록 참았냐며 가슴은
지방이 많아 치료하기가 어려운 부분이란다. 그깟 종기하나를 그렇게 겁주나 하는 생각을 하는 찰나 조금 전까지 풋풋한 미소를 머금던 의사는 인정 사정없이 양손으로 뽀로 지를 쥐어 짯다. 난 그만 기절할 듯이 신음소리가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거기다 엄살까지 덧붙여 눈물을 글썽이며 의사의 손을 잡고 그만 하라고 매달렸다. 얼마를 짰는지, 또 그 가슴에 얼마나 긴 붕대를 심지로 박았는지 집에 와선 앓아 누워 버렸다.
정작 가슴의 통증은 없었는데 짜낸 고름과 둘둘 말렸던 붕대가 가슴속으로 다 들어간 것이 눈에 아른거려 지레 병이 난 것이다.
그건 병원을 안방 드나들 듯 한 내게 별것 아닌 것이었지만 첨으로 낮선 남자에게 가슴가지 보이며 짜낸 뽀로지 사건의 서막에 불과 한 줄 그때는 정녕 몰랐다.

결혼후 삼년이 지나도 아이 소식이 없었다.
어머님은 가끔 오셔서 아직 무슨 소식 없냐 시고 난 괜찮은데 주위의 어른들이 더 걱정이었다.
병원에 가보고 한약 지으러 가자는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어느 날 산부인과를 갔었다.
간호사가 안내한 진찰실에 들어서는 순간 수없이 늘어놓은 수술 도구와 이상한 침대가 사람을 그냥 질리게 만들었다.
혼자 왔다면 다음에 온다고 하고 도망갈 것인데, 대기실에 계신 어머님 때문에 동물 같은 굴욕감을 느껴야 했다. 진찰후 마주한 의사 앞에서는 고개도 못들고.....

그런 수줍음은 첫아이 낳을 때에야 덜 아픈 핑계란 걸 알게 되었으니 철없던 새댁이었다.
배가 아픈지 , 허리가 아픈지 도무지 누워 있을 수도 일어 설 수도 없는 통증 앞에 부끄러움이 어디 있으랴.

아침에 본 성난 뽀로 지를 치료하러 또 병원에 가야 하는지 ,남편의 놀림처럼 다 찌그러진 가슴을 보여야 하는지. 그냥 약국에서 약이나 사 먹어야 할까보다 .아직은.
20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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