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현재 위치
  1. 게시판
  2. 수필뜨락

수필뜨락

수필뜨락 입니다.

게시판 상세
제목 산촌이야기
작성자 공병임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0-01-13 22:52:07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36
 

불전(佛典)인 《백유경(白喩經)》 권4의 <부부식병요유(夫婦食餠要喩)>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옛날 어떤 곳에 늙은 부부가 살았는데, 하루는 이웃에서 제삿밥을 가져왔다. 밥은 나누어 먹었으나, 송편은 하나밖에 없어 다투다가 말을 나중 하는 쪽이 차지하기로 하였다. 노부부가 한밤중까지 떡을 앞에 놓고 입만 서로 바라보는데, 마침 도둑이 들어 두 사람의 꼴을 보고, 눈뜬장님에 벙어리 ·귀머거리로 알고 물건을 마음대로 훔친 뒤 일어섰다. 그래도 영감은 말이 없자, 할멈이 “망할 놈의 영감, 이 꼴을 보고도 버틴다는 말이오” 하니, 영감이 송편을 냉큼 집어서 입에 넣으며, “할멈, 이 떡은 내 것이지?”라고 하더란다.
송편은 대표적인 추석음식이다. 온 식구들이 모여 예쁜 손자국을 내며 반달형의 송편에 꿀·밤·깨·콩 등을 넣어 맛있게 빚었으며 이때 솔잎을 깔아 맛으로만 먹은 것이 아니고 후각적 향기와 시각적인 멋도 즐겼다. 향긋한 솔잎 향 을 배게 해서 맛을 더해보려는 지혜쯤으로 생각돼왔던 송편이 깊은 과학에 바탕하고 있었다는 것이 연구결과 밝혀졌다.
송편은 하늘의 씨앗인 보름달을 상징한다고 한다. 보름달 같이 곡식이 잘 여물게 해준 달에게 감사하는 달 숭배 사상이 조상숭배 사상으로 바뀐 것이다. 달은 생성, 성장, 소멸의 단계를 거치는데, 그것은 곡식이 생성, 성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추석 차례 때 송편을 놓는 것은 달의 열매를 상징하며 과일은 땅 위의 열매며, 토란은 땅 밑의 열매로서 하늘의 열매, 땅 위의 열매, 땅 밑의 열매를 모두 조상 님에게 드리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제 나도 송편을 빚으로 큰댁으로 가야 한다. 바쁜 일상을 모두 접고 고향으로 향하는 귀향길이 늘 가슴 저미게 따뜻한 것은 그 안에 한민족만이 가진 힘의 원천이 있어서 일까.
우리 시댁은 4형제가 모두 가까운 곳에 살아서 만나기도 쉽고 명절 때면 더욱 분주히 모여 음식을 장만 하는데 가끔 신문에서 보는 주부의 명절 증후군 같은 건 우리에게 애당초 없다. 남을 위해 일주일에 한번씩 반찬 봉사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겨우 명절에 한두 번 자기 식구들의 먹거리를 장만하며 스트레스 운운하는 것은 영 머뜩찮게 생각된다. 물론 남편들의 외조가 없다든지 맏며느리의 고충 같은 게 좀 있을 수 있으나 내 가족의 행복한 식탁을 준비하는 거라면 맘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즐거울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송편 빚기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더러는 떡집에 부탁해 미리 송편을 주문하기도 한다지만 ,우린 올해도 동서들이랑 꼬맹이 조카들까지 모두 둘러앉아 예쁘게 송편을 빚을 것이다. 조카아이들의 그림일기엔 제 손으로 빚은 송편 이야기가 자랑스럽게 씌여 질 것이고 자라서는 어렷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짖지 않을까.

올해도 나는 반달모양의 송편을 빚으며 행복도 같이 빚는 추석을 만들고 싶다.






프린트하기

민들레 2005.09.14-19:32 | 수정 | 삭제
핫하
나를 두고 하는 말 같군 그려.
솔잎을 까는 이유가 또 하나 있어요.
솔잎엔 살균 성분이 보통 나뭇잎 보다 20배나 많아서 송편이 쉽게 쉬지를 않는다고 해요.
그대,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하얀세상 2005.09.14-22:08 | 수정 | 삭제
송편에 이렇게 애뜻한 사연이 있는지 몰랐네요
결혼해서 처가집으로 갔는데 우리집 식구, 장모, 처제가 앉아 송편을 만드는데
어찌 그렇게 이쁜지 먹기가 아깝더라구요
손으로 빚어 만든 송편이 마치 기계에서 나온것 처럼 똑 같은 모양에 감탄했지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 늘 구경만 했을 뿐입니다
산촌댁의 송편도 그렇게 이쁘고 아름답지 않을까요
아무쪼록 맛있는 송편이 되시길 드시다 남으면 한개 주면 고맙구 ㅎㅎㅎㅎㅎ
정말 정이 넘치는 8월 한가위가 되시길 기원할께요
늘 보름달 만큼이나 풍성한 몸과 마음을 가진 산촌댁의 역활이 올 추석의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05.09.16-19:18 | 수정 | 삭제
민들레/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
우리가 가는 곳엔 그냥 바라만 봐도 행복한 일들만 생기고 그리고 나로 인하여 복된 만남이 되도록 하는거 알죠?
하얀세상님
딸이 없는데 어떻게 송편들 예쁘게 만들겟어요. 울랑이랑 미리 한되송편을 빚는데 모양이 만두도 아니고 송편도 아니도 창피해서 우리끼리 미리 먹고 큰댁에 감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첨부파일
비밀번호 수정 및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관리자게시 게시안함 스팸신고 스팸해제 목록 삭제 수정 답변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 상품검색

    상품검색
  • 장바구니

    장바구니
  • 주문조회

    주문조회
  • 인스타

    인스타그램
  • 블로그

    블로그

BANK INFO

  •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핀터레스트
  • 트위터